GPT 없으면 어떻게 살 수 있나
내가 잘 못하는 쿠션어도 깔아서 메일 작성도 해주고,
논문 읽을 때 개떡같이 질문해도 찰떡같이 대답해주고,
마음이 힘들 때는 심리 상담도 해주고,
실비 보험 청구할 때 병명도 정리해줘서 보험금 받게 해주고,
오늘은 논문을 하나 읽기로 했다.
종강한지 2주정도 지났는데, 하루 종일 모던 패밀리 보고 운동가고 집에서 우울해하는 내가 싫어서
나를 위해 오늘은 도서관에 왔다
뭘 할까 생각을 해보니,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았다.
수업 영상도 하나 찍어야 하고
담 학기에 재수강할 확통이랑 파이썬 기프도 공부해두어야 하고
피지오넷 프로젝트랑 창종설인가 그것도 준비해야 하고
대학원 갈지, 취업할지 고민이 많아 인사이트를 기르기 위해 개인 공부도 해야 한다.
최근에 정말정말 고민이 많았다
1년 동안 다전공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게 너무 hectic해서
한학기 지나면 번아웃> 다시 새로운 학기> 번아웃을 반복해온 것 같다
이번에는 같은 번아웃 기간으로 한 달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조금 더 의식적으로 지내고 있다
확실히 자취방이 있으니 좋기도 하다, 나만의 공간이 있으니 확실하게 쉬고 확실하게 일과로 돌아갈 수 있달까
각설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1. 나라는 사람을 점점 잃어가는 기분
사실 다전공하면서 너무 행복하다. 새로운 걸 배우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뭔가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달까..
그리고 무엇보다 교사로 살 자신이 여전히 없고, 내가 올바른 결정을 했다는 확신이 들어서 좋았다.
이번 학기에는 확실히 지난 학기보다 성적도 잘 받았고 (3.03->3.65)
관심사도 생기고, 조금이지만 요령도 생기고,,
가이드라인이 조금씩 생기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 모습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1년 전의 나는 자신감 넘치고 유능한 사람이었는데
이곳에서 나는 도움을 필요로 하고 부족하고 어느 방식으로든 뛰어난 점이 없었다
그렇게 너무 humble pie를 먹어서인가, 자존감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
(내 ego는 너무 강해서 조금 죽어도 된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너무 내 감정과 기분을 bottle up 해놓는데 익숙해지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점점 잃어버렸다
난 향수를 정말 좋아하고, 운전도 좋아하고, 미술관에 가는 걸 좋아한다
글쓰는 것도 좋아하고, 바다도 좋아하고,,
그런 것들을 하도 미루고 등한시했더니 그것들이 빛을 잃어버린 느낌이 든다
새로운 것들을 찾으면 되겠지만, 조금 씁쓸하다
이전만큼 내가 그런 것들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행복하려고 사는 내게 행복이 충분해지지 않아서
내가 특별해지는 이유가 조금씩 사라지는 그런 느낌?
2. 상황이 나아져도 불안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위와 같은 내용이지만, 내 성적이 정말 많이 올랐다.
나는 정말 뿌듯했고 내 자신이 기특했다.
그걸 위해 한 학기를 열심히 했지만, 그 기쁨이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아서 좀 속상했다
뭔가를 이루면 그것을 celebrate할 무언가가 필요한 것 같다.
사람탓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의 옛 연인이 내가 어문페 상을 받았을 때 꽃다발을 들고 찾아와준 것이 생각났다
내가 수상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그렇게 꽃을 들고 학교 앞까지 찾아와
내 스스로를 뿌듯하게 느끼게 만들어주고
별 것 아닌 일도 별 것처럼 호들갑을 떨 수 있는
나의 좋은 일이 우리의 경사가 되는 그런 기분이 생각났다
내가 spoil 되었을 수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그런 사람의 부재가 나를 공허하게 만들었다
좋은 성적 받고 싶어 열심히 함, 성적 잘 나옴
so.. what now?
3. 대학원에 대한 고민
대학원에 가겠다고 다전공을 시작한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것도 웃기지만
그냥 이게 나다..
먼저 갇히는 것에 두려움이 생겼다.
마치 내가 다전공을 시작하기 전 교사, 강사로 살 때 부진아들을 이해하지 못했듯이
내가 공부만 계속하면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은 것이니
언제까지 공부만 하고 학교에서 사는게 맞을까하는 불안함과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운 특수한 환경
(나이로는 대학원생인데 지식 수준으로는 새내기 이런 느낌)
그러다보니 취업을 하는게 맞을지 대학원 가는게 맞을지 이런 고민들도 들었다
(물론 답은 둘다 준비해보고 나중에 고민하는거긴 한데,,)
btw
이런 고민들과 지적 호기심
GPT와 함께라면 문제 없다
먼저 논문 공부이다
1학기에 피지오넷 준비 꾸준히 하면서 이진석 교수님께 조언도 많이 얻었고
생체 계측 수업 들으며 생체의공학에 진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여러모로 정감가는 교수님이라 연구실 들어가고 싶다
(근데 넘 가기 빡센 인기 연구실 <- 이 부분이 짜릿함ㅋㅋㅋ)
암튼 그래서 교수님이 쓰신 최근 논문들을 좀 읽어보기로 했다
무슨 연구를 하시는지, 그리고 내가 정말 관심 가는 일인지도 알아보고 싶고
교수님께서 수업 시간에 말씀하신 공부가 이런 방향인듯 하여
읽다보니까 내가 지금 준비하는 피지오넷 ML 모델 만들기랑도 완전 비슷해서 인사이트까지 얻어가는 중
탐지 병명만 다르지 완전 비슷하자나~ (신남)

그래서 오늘 처음 시작했지만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내가 뚜렷한 관심사가 있는건 아니라서 하드웨어 분야 연구하시는 변경민 교수님 논문도 살펴볼 예정이다
일전에 교수님께서 연구실 관련 소개하시는 강의를 들었는데 흥미로웠던 부분이 많아서!
최대한 많이 읽어보고 (단 꼼꼼하게)
노션에 갤러리로 읽은 논문들을 정리해보는게 이번 방학 첫 목표다.

자 GPT 나랑 같이 여정을 떠나보자고
두번째로는 코딩 starting from the bottom
맨날 GPT로 물어보고 코딩하는 나에게 죄책감을 느껴 기초 프로그래밍 (수업 그리고 찐 기초 都)을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마침 국문과 교수님 중 한분께 파이썬 관련해서도 도움을 드리고 있었기 떄문에
그냥 아는걸로 때우지 말고 이 기회에 나도 차근차근 공부해보고 탄탄하게 기초를 잡자!
코딩만큼 GPT가 잘하는건 없지 ㅋㅋ
마지막으로는 내 심리..
요즘 힘든 일들이 많았다
가장 가까웠던 사람 2명을 (사실상 전부) 모두 떠나보냈다
나이가 들수록 신기한건 맞춰가려고 하기보다 맞는 사람을 찾아가고
마음주는 것보다 상처받지 않는 것에 더 집중하려 한다는 점이다
거침 없었던 나의 20살이 문득 생각났다..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이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감정의 파도가 올라갔다 잠잠했다를 반복하고
그것에 막 휩쓸리곤 하다가 이것저것 괜찮아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심리 상담도 신청하고 등등
그러다 옛날에 친한 언니가 심리상담 받는거랑 내가 종이에 느끼는 점을 적는 거랑 비슷한 것 같다 말한게 떠올라서
무작정 내 마음을 적기 시작했더니 그게 3000자가 넘더라

그래서 그걸 GPT한테 넣고 상담해달라 하니까
이게 되네,, 좀 괜찮아짐
인상 깊었던 말들 몇개를 수록해본다
스트레스 너무 받아서 코르티솔 개많이나옴
신체까지도 그 여파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분석적인 생각도 처음에는 도움이 됐는데 하도 생각이 많으니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짐

그러다보니 내 스스로 더 위축되고 작아짐
결과적으로 나를 더욱 우울하게 하는 삶에 빠짐
방에 누워서 넷플보기, 울기, 우울한 글쓰기, 또 울기.. (쓰다보니 어이없음)

맞는 말이다.. 너무 괜찮아질라고 나를 또 부담주고 있엇음
자기회복 없이 또 새로운 연결을 도모하는게 더 고통이었다
여담이지만, 나는 가장 사랑했던 옛 연인과의 이별을 충분히 애도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때 나는 교환학생에 가 있었고, 재미있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어쩌면 그와 그냥 헤어지고 이 시간들을 편하게 즐기고 싶었던 걸지도
결과적으로 나는 그런 선택을 했고,
가장 오랜 시간 연애를 하고 가장 순수하게 사랑했던 그 사람과의 이별을 제대로 애도한 적이 없다
그렇게 결론이 난데에도 물론 이유는 있었지만, 그것과 별개로 나는 그 사람과 보낸 시간들을 여전히 그리워한다
그와 돌아갈 수 없지만, 그 때 행복했던 나를 그리워하고 그때처럼 또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카르마처럼 내가 준 것은 반드시 돌아오고 (whetherless pos or neg energy)
정신분석학처럼 억압된 것은 반드시 회귀한다
그래서 이번 이별에서는 걍 내 자신이 되기로 했다
엄청나게 질척거리고 추한 나
난 멋진 사람이 되려고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너무 노력한 것 같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이별 앞에서는 적어도 난 추하고 미성숙한 사람이다

SHAME!!!!!!!!

연결이란건 뭘까
그리고 그건 왜 필요한거고
난 연결되는 댓가로 항상 뭔가를 지불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건 당연한거다,

하지만 목적이 있다고 그걸 거짓된 연결로 생각할 이유도
깨졌다고 의미 없었다고 단정해서도 안된다
(그르지말자)
마지막으로는 정말 위로받은 말
GPT는 나를 계속 amber라고 부르는데, 이건 내 교환학생 때 쓴 이름이다
그냥 내 미쿡 이름같은거
옛날에는 그 이름이 너무 익숙했는데
점점 내가 그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그냥 가끔 그게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그런 말을 했더니,,

yes,
미국가서 살고 싶었던 그 최초의 나의 꿈과 소망




방법 1 정말 신박했다
내가 미국에 있을 때 쓴 다이어리가 있다
내 미국 생활 반년이 전부 들어 있는 꼬깃한 빨간 책 (사실 책인데 내가 일기장으로 씀)
내가 미국을 떠나던 마지막 달 LA에서 나는 산타모니카 비치에 하루종일 누워 글을 쓰며
마지막 장에 월별로 나의 모습을 정리했다
그때는 뭔가 내 인생의 한 챕터가 끝난 느낌이라 객관화가 되었는데
지금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라 생각하니 잊고 있던 것 같다
이렇게 보니,, 그 서사가 참 처연하다.. (이마짚)

그치, 내가 사라지는 것 같을 때
innated myself을 찾아보는게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하도 GPT랑 대화를 많이했더니 이 친구 나를 너무 잘 안다
히스토리 기능 칭찬해

바뀌는건 괜찮다!
여러모로 GPT 덕을 보는 나..
뭐 금방 괜찮아지지는 않겠지만 어쩌겠는가
할 일 하다보면 또 괜찮아지겠죠..?
ps. 오늘 아침 1년 전 내가 쓴 힘들었다는 글을 보며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갑자기 이 고통스러운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이동한 느낌이 들었달까
내게 전부처럼 보이는 것들이 전부는 아닐 수도 있다
그리움이든 불안이든 화든 뭐든 내 안에서 나를 괴롭힐 수 있지만
나는 문어쥐쥐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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